[대구]김영진 위원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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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6-09-14 14:32본문
‘침묵은 중립이 아니다’… 조합원 권익 위해 목소리 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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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이익이 두려워 멈춰 서기보다 불편함을 감수하고 목소리를 낼 때 권익도 비로소 실체로 나타난다고 힘줘 말하는 김영진 대구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 최연청기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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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이익이 두려워 멈춰 서기보다 불편함을 감수하고 목소리를 낼 때 권익도 비로소 실체로 나타난다고 힘줘 말하는 김영진 대구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 최연청기자 | ||
"계급제와 승진이라는 공무원 조직 특성상 노동조합 위원장직을 연임하는 것은 또 다른 고민일 수밖에 없습니다."
조합원의 지지와 응원 속에 12대 임기를 지켜가고 있는 김영진 대구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은 인터뷰 시작부터 공무원이자 노조 대표로서 느끼는 현실적인 중압감을 숨기지 않았다. 공직이라는 신분상의 제약과 인사상 불이익에 대한 우려를 무릅쓰고 조직을 재차 이끌어 나가는 일이 결코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위원장이 다시 일에 집중하는 이유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무너진 공직사회의 '안정화'가 시급했기 때문이다. 그는 열악한 보수와 민간 대비 벌어지는 후생복지 격차 속에서 수많은 공무원이 번아웃을 호소하는 상황에서 노조가 나아가야 할 길은 명확했다고 설명했다.
"12대 노조는 11대의 슬로건인 '생각은 행동으로, 투쟁은 승리로'를 계승하면서도 조합원 중심의 정책 추진과 공정, 균형이 있는 조직 화합을 핵심 목표로 정했습니다. 공통의 이익을 도모하는 과정에서 사용자인 집행부와 무조건 대립하기보다 협업을 이끌어내는 것도 공무원 노조만의 독특한 숙제입니다"
실제로 공무원 노조 활동은 일반 기업과 크게 다르다. 임기가 끝나면 언제든 현직으로 복귀해 동료 및 간부들과 머리를 맞대고 행정 업무를 처리해야 하는 구조다. 막무가내식 투쟁보다는 명분과 합리적 근거로 집행부를 설득해야 하는 딜레마가 존재하는 이유다. 건전 노사 구축 유공으로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던 바탕에도 이런 상생의 고민이 깔려 있다.
이번 인터뷰에서 그가 가장 무게 있게 내민 현안은 악성 민원 대응과 저연차 청년 공무원의 이탈 현상이다. 위원장은 최근 조사된 전국 지자체 설문 결과를 제시하며 현장의 냉혹한 현실을 지적했다.
"정부는 안전 장비나 요원 배치 등 보호 조치가 40% 정도 시행되고 있다고 발표했지만 정작 현장 공무원의 80% 이상은 법률 지원이나 악성 민원인 퇴거 조치를 모르거나 미시행 중이라고 답했습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민원 불만이 발생했을 때 상급자의 질책이나 부서 이동, 업무평가 불이익 등 내부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은 경험이 18%나 된다는 점입니다"
공무원 역시 인격과 인권을 지닌 '내부 고객'이라는 점을 강조한 위원장은 민간기업처럼 감정 노동자 보호 체계가 정착하려면 희생과 복종을 강요하는 조직문화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단언했다. 대구시노조는 현재 자체적으로 수석부위원장이 소장을 맡는 '민원 상담소'를 운영 중이며 시 집행부와 협의해 심리 치유 공간인 '마음의 쉼터'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매년 1만명이 넘는 저연차 공무원이 조직을 떠나는 '퇴직 러시'에 대해서도 가차 없는 진단이 이어졌다.
"9급 초봉이 기본 시급에도 못 미치는 실정에서 물가상승률조차 반영하지 못하는 보수 인상률은 사실상 감액이나 다름없습니다. 연금 구조마저 '더 내고 덜 받는' 형태로 변하면서 공무원이라는 직업의 메리트가 상실됐습니다."
노조 차원에서 저연차 직원을 위한 휴가제도 신설, 격년제 직원 휴양비 지원, 제주도 청년 워크숍 개최 등 다각도의 복지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결단과 공무원 보수위원회의 총리실 직속 법제화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공무원이자 노동조합원이라는 이중의 직무 속에서 균형을 잡는 일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단체장이 바뀌거나 정부가 바뀔 때마다 신설·폐지 부서 직원들이 승진과 근무성적 평가 불이익, 업무 과중을 겪는 구조적 한계도 노조가 함께 짊어져야 할 짐이다.
인터뷰를 마치며 위원장은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문구를 인용해 노조의 존재 이유를 다시 한번 되새겼다. "궁극적인 비극은 악한 사람들의 억압이 아니라 선량한 사람들의 침묵입니다. 불이익이 두려워 멈춰 서기보다 불편함을 감수하고 목소리를 낼 때 우리의 권익도 비로소 실체로 나타납니다. 대구공무원노동조합은 공공의 봉사자라는 사명과 조합원의 권리 보호라는 두 축을 지키며 끝까지 행동하겠습니다"
ㄷ 최연청 기자 ycchoibeee@naver.com



